트랜스젠더와 취직 문제
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했던 때가 생각난다.
앞으로 취직은 어떻게 할 것이냔 질문이 따라왔었다.
그때에나 지금이나 막막한건 똑같은데 느낌이 다소 다르다.
예전엔 무작정 트랜스젠더라는걸 들키면 안될 것 같았고 밝혀지는 순간 내 인생은 모조리 끝장이란 두려움이 있었다
그러한 생각은 지금도 있긴 하다
아예 없다고, 초연해졌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...
그런데 지금은 내 정체성 문제보다 어디로 취직할지가 더 막막해졌다
배운 기술도 하나 없고 할줄 아는 것도 뾰족히 없다고 생각 되어서... 물론 하나쯤은 있지만 그게 먹고사는 것하곤 거리가 아~주 멀어서 문제다
마치 게임을 잘한다고 해서 프로게이머만큼의 수준이냐 하면 아니고.. 그래서 이걸로 먹고 살긴 어렵고 그저 아마추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?
진지하게 취미로만 그치고 싶진 않은데 내 실력이 안되는 것 같아 이런저런 고민만 많다
예전에 본 드라마에서 말하길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데 내 뼈만 으스러지고 있다...
여튼 조금 말이 샜는데 공기업이나 대기업, 혹은 중견기업 쪽은 쳐다도 못보겠다
내 학력사항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기도 하고, 군대 문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
고등학교 학력을 기재하라는 곳도 적지 않은데 트랜스젠더 입장에선 공학을 나온 것이 아니면 아웃팅 우려 때문에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
아무리 블라인드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여도 개명 여부와 개명 전 이름, 병역사항이 나온 등본을 요구해서... 바로 마음을 접었다 휴
등본에서도 병역사항을 확인할 수 있지만 초본에서였나? 거긴 면제 사유도 뜬다.
트랜스젠더인거 바로 티나기 때문에... 그냥 포기하는 것이 더 손쉬웠다
이런저런 생각만 자꾸 많아진다
시스들도 취직하기 어렵다는데 트젠인 나에겐 난이도가 몇 만배는 더 올라간 것 같다....
기술이라도 있었으면 조금 더 손쉬웠을까 하지만...
어떤 일이든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이겠지
고민스러운 나날들만 간다.